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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소한 일상 나눔
괜찮아,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(손미나) 본문
비를 맞으면 추울 줄 알았는데 젖은 몸에 햇빛이 와 닿을 때의 포근함은 맑은 날 못지않았다.
또 수분기를 머금은 땅은 부드럽고 폭신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. 문득, 궁금해졌다.
지금껏 살아오면서 두려움 때문에 뒷걸음질하거나 다른 길로 돌아가게 만든 인생의 폭우는 어떤게 있었더라?
피하는 대신 빗속으로 나를 던졌더라면 차라리 더 좋았을 일들도 있지 않았을까?
그리하여 흠뻑 젖은 후 찬란한 태양이 떠올랐을 때 그 따스함을 즐기며 새로운 마음을 전진해 나갔더라면...
생각이 여기에 미치지 왠지 약간은 용감해지는 기분이었다.(p.71)
산티아고 길은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대.
첫 번째는 몸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고,
두 번째는 정신과의 극한 싸움이고,
마지막은 앞의 두 단계를 잘 이겨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인데, 바로 심장이 열리는 경험이래.
너는 지금 어디쯤 있니?(p.106)
나는 내 인생에서 시골길을 택해 천천히 걷고 있을까? 아니면 그 반대일까?
진정 원하는 것은 숲속길이면서 실제로는 고속도로 위를 헤매고 있진 않은지,
이 길 위에서 내가 풀어야 하는 숙제 중의 하나임이 분명했다.(p.167)
산티아고길... 어딘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한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곳이다.
길을 걷는 다는 건 무엇일까? 내 삶에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까? 생각해 본다.
걷는 걸 좋아하는 나는 산책을 통해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. 그래서 대학 때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던 갑천은 내가 종종 찾아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곳이었다. 걷다 보면 하게 되는 생각은 복잡해 보이기만 했던 나의 삶을 좀 명확하게 보이게 해주었고, 또 생각의 정리를 통하여서 곁가지와 이별할 시간을 주곤 했다.
그래서 언젠가 산티아고 길에 대해서 듣고는 한 번쯤은 그 길에 내 발걸음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. 막상 그 길이 어떠한 의미이고, 어떠한 길인지도 모른 채...
그래서 이 책을 만났을 때 산티아고 길에 대해 궁금증이 책을 열게 만들었고, 800km를 함께 걸으며 그 길 위에서 작가의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. 평소에도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던 작가님이었는데,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더 반하게 된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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